이탈리아 오페라의 사랑 이야기가 조선의 설화와 만난다. 도니제티의 대표적인 희극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우리 설화와 한국적 정서로 다시 풀어낸 조선판 로코페라 〈조선의 사랑꾼〉이 오는 8월 6일 오후 7시 강남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강남문화재단 제1017회 목요예술무대로 마련되는 이번 공연은 주식회사 오뮤가 기획·제작했다.
〈조선의 사랑꾼〉이 눈길을 끄는 지점은 서양 오페라의 배경을 우리 이야기의 공간으로 옮겨놓았다는 데 있다. 작품은 우리나라 설화 ‘도미’와 ‘아랑’을 모티브로 삼아 《사랑의 묘약》이 지닌 사랑의 모티브를 한국적인 정서와 해학 속에서 풀어낸다. 특히 노래와 대사를 모두 우리말로 구성해 오페라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도 극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했다.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은 사랑을 이루고 싶은 인물들의 엇갈림과 오해를 유머 속에 담아내는 작품이다. 〈조선의 사랑꾼〉은 이러한 희극적 성격을 조선이라는 시공간과 우리 설화의 인물들 속으로 가져온다. 원작을 그대로 옮겨놓기보다 서양 오페라의 이야기를 한국 관객에게 익숙한 언어와 정서로 다시 바라보려는 시도인 셈이다.
무대에는 성악가뿐 아니라 소리꾼도 함께 오른다. 테너 오광석이 도미, 소프라노 서수민이 아랑을 맡으며 바리톤 류동휘가 허상도, 베이스바리톤 백진호가 심봉달, 소프라노 신영림이 복실 역으로 출연한다. 소리꾼 김기진은 전기수 역을 맡는다. 서양 성악을 중심으로 한 오페라 무대에 우리 전통의 이야기꾼인 ‘전기수’를 등장시킨 점은 이번 작품의 성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피아노 반주는 이지은이 맡는다.
제작진 역시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무대를 구성했다. 기획·대본·연출은 홍아람이 맡았으며 조명디자인 이진호, 음향디자인 호진수, 분장디자인 홍주미가 참여했다. 제작사 측은 오페라와 국악, 서양 오페라와 우리 설화를 결합함으로써 클래식을 보다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드는 데 작품의 기획 의도를 두고 있다.
이번 공연이 흥미로운 것은 ‘국악을 더한 오페라’라는 외형보다 익숙한 서양 고전 작품을 오늘의 한국 관객에게 어떤 언어로 다시 들려줄 것인가라는 질문에 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사랑의 묘약》과 우리 설화 속 도미와 아랑, 성악가와 소리꾼, 오페라와 전기수가 한 무대에 놓인다. 서로 다른 전통이 만나는 자리에서 원작의 사랑 이야기가 어떤 모습으로 변주될지 살펴볼 만하다.
〈조선의 사랑꾼〉은 2026년 8월 6일 오후 7시 강남씨어터(역삼1동복합문화센터 3층)에서 공연된다. 공연 시간은 60분이며 36개월 이상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는 전석 1만원, 예매는 NOL Ticket을 통해 가능하다.








